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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만(81회) 화백 개인전 … 13~19일 인천종합문예회관(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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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11.10)
박재만 화백 개인전 … 13~19일 인천종합문예회관
"'탁…탁…탁' 힘 있게 점 찍으니 소나무 기운 생동"
10년 공백기 딛고 전시 기획 … 松 그림 가득
"소나무에 푹 빠져 딸 이름도 소나무 송(松)자를 넣어 송이(松怡)라 지었어요."
오는 13~19일 인천종합문예회관에서 여덟번 째 개인전을 갖는 박재만 화백. 그는 "소나무가 너무 좋아 소나무를 그려왔다"고 말했다. 그의 10년간의 작품을 모두 볼 수 있는 이번 전시 역시 소나무 그림들로 가득하다.
딸의 이름이 소나무인 것은 물론이고 그는 다방을 가도 솔다방만 가고 대학원도 소나무 작가로 활동하는 교수가 있는 곳을 선택할 정도로 박 화백의 소나무 사랑은 각별하다.
"소나무가 너무 좋아서 제가 소나무가 되고 싶었어요. 때로는 소나무에 갇혀 작품을 더 진전시킬 수 없던 때도 있었죠."
그의 그림 가운데 '월야송'은 어느 날 아들과 함께 1박 2일 여행으로 찾았던 인천 무의도 솔밭에서 태어난 것이다.
"소나무가 달빛에 부서지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답더라구요. 그때까지만 해도 기법에만 치중했었는데 그 때부터 감정이 이입되기 시작한 거죠."
'그 날 이후' 그는 줄곧 소나무만을 그려왔고, 결국 피사체와 하나가 되는 '나만의 소나무'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부부송', '춤추는 용송' 등은 그렇게 탄생한 것들이다.
애초 그가 소나무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젊은 날에 만난 간송미술관 최완수 교수 때문이라고.
"군대 전역 후 서울대 동문전에 참여했는데요. 주목을 받고 싶은 마음에 멋을 좀 부린 것 같아요. 그랬더니 최 교수님께서 '객기'를 부렸다고 혼을 내셨지요. '이놈아! 도대체 뿌리를 알고 그림을 그리느냐? 왜 지금까지 동양화를 전공했느냐? 젊은 시절에는 과거의 전통적인 것들을 충분히 섭렵해야지만 새로운 그림, 독특한 그림이 나오는 것이다.'라고 말이죠."
그렇게 조선 시대 작품들을 보다가 당시 그림의 7할을 차지하던 소나무에 주목했고, 작품 정체성을 찾아 우여곡절 끝에 10년간의 공백기를 딛고 이번 전시가 기획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그의 최근 작품에서 드러나는 '점'과 '선'의 조화다. 탁탁탁 힘 있게 찍은 '점'과 그 안에서 기세등등하게 뻗어 나가고 세차게 꺾이는 동양의 '선'이 만나 그림이 살아있어 보이는 것이다. 그는 자기 그림 법을 '닭 모이 타법'이라고 설명했다.
"어느 날 닭들한테 모이를 주고 들어와서 작업하다 가만 들어보니 닭이 모이를 하나씩 톡! 톡! 찍어 먹는 소리가 내가 점을 탁! 탁! 찍는 소리와 같이 가고 있었어요. 힘 있게 한 획으로 탁! 탁! 하나씩. 소리가 똑같아요. 닭이 모이를 먹듯 힘 있게 찍으니 점이 기운 생동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닭 모이 타법'이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작업하며 점을 찍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박 화백은 "늘 가정경제에 보탬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면서도 "앞으로도 계속 점을 찍겠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저는 아웃사이더에요. 하지만 앞으로 건강관리도 잘 하면서 계속 점을 찍을 거에요. 그러다보면 언젠가 저의 작업실이 있는 도림동의 시대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박재만 화백은 오는 14일 오전 인천지역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미술진로특강을 갖고, 오후에는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황은우 인턴기자 hew@incheonilbo.com
2015년 11월 10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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