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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황동현(59회) 조각가] '희망을 품은 새, 솟대'展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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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6. 1.27)
[문화인터뷰-황동현 조각가] '희망을 품은 새, 솟대'展
내달 26일까지… "제각각 나무 소재 아름다운 이야기로 탄생"
긴 나위 위에 얹혀진 새. '솟대'는 예로부터 마을 입구에 높이 솟아 나그네들을 맞은 그 마을의 첫번째 인상이었다. 하늘과 땅을 하나로 이어주는 솟대를 올려다보며 사람들은 소망하고 기원했다. 이 솟대가 예술품으로 승화됐다.
조각가 황동현씨가 솟대에 주목한 것은 솟대가 지닌 함축적 의미도 있지만 그 자체로 예술성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오는 2월26일까지 인천화교역사관에서 '희망을 품은 새, 솟대' 전시회를 갖는 황동현 작가를 만났다.
"본래 수석 공예를 했습니다. 수석을 하기 위해서는 산으로 작품의 소재가 될 만한 돌을 찾으러 다니는 게 기본이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돌 옆에 있는 나무에도 관심을 갖게 됐죠."
그는 "돌과 솟대는 밀접한 관계인데 소원을 빌기 위해 산에 돌탑을 쌓는 행위와 시골에서 마을의 안녕을 위해 솟대를 세우는 것은 같은 의미이기 때문"이라며 "돌이 소원을 하나둘씩 쌓는 하드디스크와 같은 저장 장치 역할을 한다면 솟대는 하늘의 복을 받아 전달하는 안테나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좋은 돌과 나무를 찾으러 산에 다니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좋은 소재라야 좀 더 다양하고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에서 선보인 작품에는 주목나무와 소나무, 때죽나무, 아카시아 고목 등 다양한 나무들을 사용했습니다. 각각 다른 나무의 질감이 솟대의 멋과 의미를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죽어 있는 분재나 버섯이 붙어있는 나무들이 소재가 된 솟대는 보기에도 아름답고 하나의 이야기를 가진 작품으로 탄생하게 되죠."
중국과 일본에도 솟대 문화가 있지만 각 나라마다 솟대의 생김새와 의미가 다르다. 그는 한국적인 분위기가 드러나는 솟대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한국적인 멋을 살리기 위해 솟대에 단청을 그려 넣었습니다. 단청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르기 때문에 혜명단청박물관 정성길 관장님께서 도움을 주셨죠. 솟대에 다채로운 색감이 들어가니 보기 좋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담양 대나무를 사용해 만든 솟대도 전시 중에 있는데 담양에서 오신 관람객이 고향의 대나무를 솟대를 통해 만나게 되니 반갑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고 뿌듯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인천중구시설관리공단과 황동현씨가 마을지킴이에서 희망이라는 상징을 가진 예술품으로 승화한 솟대의 가치를 재조명해 2016년 새해를 희망차게 맞자는 뜻에서 기획됐다.
"제가 자라 온 인천에서 하는 전시이자 첫 솟대 공예 전시라 제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인천 300만 시민이 병신년 새해 솟대를 통해 좋은 소식을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솟대를 바로보는 황 작가의 시선에서 인천시민의 안녕과 인천의 번영을 기원하는 안광이 반짝였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2016년 01월 27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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