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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적도 최초 문화보고서' 발굴이 주는 의미(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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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덕적도 최초 문화보고서' 발굴이 주는 의미
섬은 인천광역시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인천 가치 재창조' 사업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150개가 넘는 크고 작은 인천의 섬들을 도외시한 채 인천의 가치를 논할 수 없다.
섬으로의 접근성을 확보하고, 즐겨 섬을 찾을 수 있도록 관광인프라를 구축하며, 섬 주민들의 정주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 인천시가 구상하고 있는 섬 프로젝트의 기본골격이다.
태스크포스 팀까지 만들어 섬과 관련한 콘텐츠를 집중 개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인천 가치 재창조 사업을 지원할 조례제정 시엔 섬 프로젝트의 지속적인 추진을 제도화한다는 의지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인천의 섬이 이처럼 지방정부의 주요 정책공간이자 대상으로 부각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런 때에 인천 앞바다의 큰 섬, 덕적도에 관한 '최초의 문화보고서'가 발굴됐다는 그저께 보도는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저자는 1916년 인천에서 태어나 1979년 작고한 임근수(林根洙) 전 서울대 신문학과 교수다. 그가 20대 청년시절인 1940년대 초반 월간지 '조광(朝光)'에 게재한 덕적도 풍속에 관한 글이 74년 만에 계간 '작가들'의 이번 겨울호에 소개됨으로써 다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1942년 6월호와 7월호에 실린 '덕적도'와 '다시 덕적도' 이 두 편의 글은 당시 덕적도 어민들이 즐겨 부르던 어부가와 방언 등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글에 따르면 인천에서 덕적도까지는 '똑딱선'으로 5시간이나 걸렸다. 민어와 조기가 산처럼 쌓일 정도로 많이 잡혔고, 경기·황해·전라·충청 등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여자아이를 뜻하는 '일곱멧겡이'라는 방언은 생소하다.
글을 발굴한 연극평론가 윤진현 박사는 "수준 높은 문화답사기"라고 평가한다.
인천시의 섬 프로젝트 추진과 관련해 이러한 문헌의 발굴이 갖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여객선 투입과 교량 건설 등으로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장구한 세월 각각의 섬들이 품어 온 고유한 인문적(人文的) 콘텐츠를 제대로 발굴하는 일이다.
또 그러한 콘텐츠가 갖는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일이다.
'이야기가 있는 섬'은 접근이 용이하고 숙박시설을 번듯하게 갖춘 섬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6-02-03 제13면
발행일 2016-02-01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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