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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택(56회) 새얼문화재단 이사장/국제학술회의 축사(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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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9.16)
'지금은 한 걸음 더 나아갈 때'
축사 /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군사력 증강 대결국면 염려
미래위한 협력 소중함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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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이 한·중·일 국제학술회의에서 3국이 미래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 더 먼 곳을 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발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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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를 중심으로 반가운 손님들이 인천을 찾았다. 인천광역시와 동북아역사재단, 그리고 인천발전연구원이 주최한 '황해에서의 초국경협력과 동아시아 평화' 포럼에는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바이캉(白鋼) 중국사회과학원 교수, 후쿠하라 타다히코(福原紀彦) 일본 주오대학 총장 그리고 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 원장 등 한·중·일 3국의 내로라하는 석학들이 모여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방안들에 대한 진지하고 열띤 토론을 나누었다. 이 귀한 자리에 초대받아 축하의 말을 전하면서 나는 다음과 같은 염려와 기대를 전했다.
최근 한·중·일 3국을 둘러싼 국제정세를 보고 있노라면 100여년 전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앞둔 아시아의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중국이 G2라는 세계적인 강대국이 되었고, 한반도가 분단되었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중국이 항공모함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일본 정부와 아베 신조 총리는 집단적 자위권의 기치를 내걸고 나서는 이때 인천시와 동북아역사재단, 인천발전연구원이 중심이 되어 '황해에서의 초국경협력과 동아시아평화'를 심도 있게 연구·발표하는 모임을 개최하게 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한·중·일의 석학과 전문가들이 바쁜 일정 가운데 참석해 좋은 말씀을 나누게 된 것을 이 지역 시민의 한 사람으로 매우 반기며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한·중·일 삼국은 매우 아픈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한국은 임진 7년 전쟁과 국권을 빼앗겨 식민지로 전락했던 경험이 있고, 중국은 서구 열강과 일본의 침략에 시달렸으며 일본은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다가 원폭공격을 받고 패전국이 되었다. 이처럼 지금까지 이어지는 아픈 기억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식은 오늘 심포지엄의 주제이기도 한 '황해에서의 초국경협력과 동아시아 평화'라고 생각한다.
독일의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 그리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종전 68년이 되었지만 지금도 과거 나치수용소 곳곳을 찾아가고, 그때마다 무한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 역시 과거 인도네시아에 대한 식민 지배를 사과하고, 배상을 약속하고 있다. 나는 이런 사고와 예의가 한·중·일 삼국이 평화와 협력으로 나아가는 첩경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 매우 염려스럽기만 하다. 미국은 해군력을 중심으로 '전위동맹전략(Forward Partnership Strategy)'을 깊숙이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멀리 떨어진 전략적 동맹국의 힘(군사력)을 이용해 세계 경찰국가의 역할과 자신들의 국익을 지키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아마도 미국의 열악한 재정 상황으로 인해 국방비가 삭감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타난 고육지책이겠으나 이것은 궁극적으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중국 국민들은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대양함대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만들어진 평화체제를 해소하고 재무장의 길로 가고 있으며, 또 알다시피 북한은 연달아 핵실험을 했다. 동아시아가 이처럼 대결국면으로 치닫는 불안한 상황일수록 우리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의 지식인들, 오늘의 현실을 고민하고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들이라면 그 어느 때보다 평화와 협력의 소중함을 깊이 인식해야 할 때이다.
동아시아에서 평화체제가 구축되기 어려운 이유는 이들 열강의 중심에 위치한 한국이 분단이라는 모순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한·중·일 3국은 이 같은 모순을 평화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자율적 모색과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가 국경을 초월해 이 같은 지혜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격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동아시아는 다시 한 번 과거의 고통과 슬픔을 반복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이 재무장을 추진한다면 한반도 핵무장의 정당성을 인정하게 되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일으킬 것이다.
지난 6월27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였을 때, 시진핑(習近平) 주석으로부터 매우 귀한 선물을 받아왔다. 당나라 시인 왕지환(王之渙)의 '등관작루 '라는 오언절구 20자인데, 중국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그리고 지난 1990년에 작고한 철학자 펑여유란(馮有蘭) 선생의 친필로 쓴 작품이었다. 나는 이것이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중국이 한국에 보낸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白日依山盡(백일의산진)
해는 산에 의지해 넘어가고
黃河入海流(황하입해유)
황하는 바다로 흘러가는데
欲窮千裏目(욕궁천리목)
천리 먼 풍경을 끝까지 보고 싶어
更上臺層樓(경상대청루)
다시 한 층 누각을 더 오른다
나는 이 말을 빗대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가 '황해에서의 초국경협력과 동아시아평화'의 비전을 보고 싶다면, 우리 모두 누각을 한 층 더 오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길은 결코 쉽지 않겠으나 먼 미래의 번영과 평화를 성취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한·중·일 3국의 지도자들, 지식인들, 시민들의 자각과 협력이 있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행사는 성황리에 잘 마무리되었고, 이제는 이 자리에서 모인 지혜를 어떻게 행동으로 옮길 것인가 하는 실천이 남았다.
< 지용택 이사장이 빗대어 말한 '등관작루' 시는? >
지용택(77)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한·중·일 3국이 처한 '동아시아 역설'을 해결하기 위해 당나라 시인 왕지환이 쓴 '등관작루'를 빗대어 설명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때 지난 1990년 작고한 중국 철학자 펑여유란 선생이 직접 쓴 이 시를 전달했다. 시 내용을 토대로 "미래의 번영과 평화를 성취하기 위해 3국이 어렵지만 누각을 한 층 더 오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 이사장은 특히 중국의 대양함대 건설과 일본의 우경화 논란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세계정세 속에서 동아시아는 다시 한번 과거의 고통과 슬픔을 반복하게 된다"고 강조하며 일본 재무장은 "한반도 핵무장의 정당성을 인정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2013년 09월 1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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